
Ep.23 용병단 (5)
펑 소리와 함께 작은 모자 안에서 가리온이 나왔다.
“...왔냐?”
마치 올 것을 알았다는 듯 그녀가 나오고 바로 앞에는 석두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째서 기다리고 있었습니까?”
“왠지 올 것 같았어. 그리고 난 여기가 어딘지 모르거든. 하…. 도대체 그건 뭐지? 내 감각으로 분명 위험하다고는 못 느꼈는데. 그게 능력인가?”
“관리인의 능력이 위험하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단지 싸우려는 게 아니고 우리를 떼어놓으려는 게 목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난 어쩌지? 결국 그 녀석이 꼬맹이를 데려갈 텐데. 너나 나나 실패한 건가? 꼬맹이를 지키는 데에는….”
관리인이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그리고 네 번째를 데려가려는 지에 대한 이유를 알지는 못했다. 분명 네 번째에게 좋지는 않겠지만 확실한 건 석두는 그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이건 저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째서 명천이, 네 번째님을….”
“아니, 그저 내 탓이야. 내가 꼬맹이를….”
침착해보였던 석두가 무릎을 꿇었다.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올렸다. 머리가 복잡하고 절망적일 때 항상 그가 했던 행동이었다.
‘모든 생명은…. 쉽게 다치고 죽는다. 풀 밟히듯이 쉽게 시든다. 놀라운 건 아니다, 결국 언젠가는 죽는 존재들이니까. 하지만….’
전장에서 죽음은 항상 곁에 있었다. 그러나 석두는 여전히 죽음이 익숙하지 않았다. 익숙해지고 싶지 않았다. 점점 무뎌진다면 더 이상 사람으로써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치직
“부대장, 들립니까?”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가리온과 석두는 소리가 나는 주머니를 눈 크게 뜨면서 보았다. 동시에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석두는 주머니에 챙겨뒀던 무전기를 꺼냈다.
“저 예소더입니다. 기억하십니까?”
‘예소더….’
“기억나, 우리가 몇 년 동안 안 만난 것도 아니고….”
“사실 전 부대장을 계속 봐왔습니다. 절 여기로 보낸 게 대장이었습니다.”
“...언제부터? 아니, 설마. 그 파견을 나간다는 게 그거였나?”
“아마 맞을 겁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네 번째를 저희가 데리고 있습니다.”
“뭐?”
“사실 아까 싸움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뭘 원하는 거지…? 네놈들이?”
순식간에 석두의 태도가 돌변했다. 예소더도 잠시 말이 없었다.
“조금 놀랐습니다. 부대장, 금방 정을 주는 사람처럼은 안 보였는데 말입니다.”
“뭘 원하냐고.”
“그냥 저희가 부르는 위치로 오시면 됩니다. 그 옆에 있는 가디언 비서도 같이 데려오시는 건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이상한 조건이었다. 정해진 위치로 오기만 하면 되는 순수한 목적. 무기의 제한이나 인원의 제한조차 없었다.
“...그게 끝이냐?”
“부대장, 입으로 대화하는 타입 아니시지 않습니까? 제대로 된 대화를 하면서 얘기합시다. 위치는….”
석두는 그제야 예소더의 말을 이해했다.
“좋지, 기다리고 있으라고 너네들 전부.”
석두는 연결을 끊어버렸다. 정확히는 무전기를 부숴서 더 이상 연결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석두는 같이 듣고 있던 가리온에게 물었다.
“가리온, 싸움 좀 하지?”
“하…. 아까의 분노를 좀 풀어야겠습니다.”
석두와 가리온은 예소더가 불러준 장소로 왔다. 장소는 노마가 은신처로 활용했던 그 폐건물이었다. 밤이 되어서 그런지 넓고 어두운 그 공간은 매복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 석두는 최대한 감각에 집중시켰다. 어떤 공격이 날아오든 전부 막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나와!”
우렁찬 석두의 목소리가 공사장에 널리 퍼졌다. 메아리치는 목소리와 함께 노마가 나타났다.
“예소더는 어디 가고 네가 오냐?”
석두는 살짝 당황했다. 노마가 있을 줄은 예상 못했다. 그래서 화났던 그 기분이 당황과 함께 복합적으로 변했다.
“오랜만입니다. 부대장.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만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별로 잘 지내진 못했어.”
“예소더 말 들어보니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그 녀석은 어디서 그렇게 지켜본 거야?”
“그보다 할 말 없습니까? 저는 그때 제대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무슨 질문이었지…?”
“석두씨, 더 들을 필요 없습니다.”
가리온이 에너지 칼날과 방패를 생성하며 석두의 앞에 섰다. 노마는 흥미롭다는 듯 그녀의 칼날과 방패를 보았다.
“납치범들의 이유 따위는….”
“네가 재밌어 보이긴 하는데…. 지금 눈물겨운 가족 상봉 중이라, 빠져줄래?”
“석두씨는 감각으로 네 번째님과 송하나양을 찾아주세요. 제가 어떻게든 막아보겠습니다.”
“나만 빼고 둘이서 속닥대지 마!”
노마가 참지 못하고 쌍검을 빼 들고 석두를 공격했지만 가리온이 가로막았다. 그의 검과 그녀의 에너지 칼날이 부딪히며 시끄러운 쇳소리를 냈다.
“네가 뭔데…! 나를 막아!”
“당신들은 선을 넘었습니다.”
그녀는 노마를 밀치며 차분히 말했다. 노마는 빠르게 움직여 몸을 숨겼다. 어디로 도망가지는 않고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노마가 잠시 시야에서 사라진 사이 가리온은 움직임에 맞지 않는 갑갑한 정장은 홀가분하게 벗고 에너지의 출력을 더욱 좀 더 상승시켰다.
“오랜만이군요. 제대로 된 싸움은.”
노마는 가리온의 사각에서 급습했다. 그때 석두의 목에 상처를 냈던 기세로 가리온의 다리를 노렸다.
“어…?”
“속도에 관해서 따라잡지 못한 사람은 단 한 명뿐입니다.
가리온이 아주 약간의 움직임으로 다리를 노리는 노마의 칼날을 피했다. 궤적에 따라 공간이 갈라지는 칼날이 노마를 향했지만, 순간의 기지로 땅을 박차며 간신히 피했다.
“그 사람에 비하면 아주 느린 속도죠.”
석두는 가리온의 도움을 받으며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어두웠지만 석두의 감각은 아직 위험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감각을 믿고 앞으로 나아갔다.
“야! 꼬맹이! 들려? 있으면 아무거나 쳐봐. 다 들리니까!”
그 말을 하니 쿵쿵 소리가 들렸다. 석두는 기쁜 마음으로 소리가 들린 쪽으로 가려 했다.
쿵쿵. 한 번 더 소리가 들렸다.
“한 번이면 충분해! 더 할 필요는 없어!”
쿵쿵. 소리가 아까보다 커졌다. 감각은 여전히 조용했다. 하지만 쿵 소리는 계속 커지며 석두에게 들려왔다.
“뭔데? 꼬맹이 장난치지 말라고!!”
감각이 갑작스럽게 요동쳤다. 동시에 양옆에서 무언가 날아오는 게 느껴졌다. 그것이 팔인지 무기인지 판단할 틈은 없었다. 반드시 잡아야 했다. 석두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잡았다. 손에 잡힌 건 붕대였다.
“잠깐…. 이건 설마….”
“오랜만입니다. 부대장, 잘 지냈습니까?”
-----------------------------------------------------------------------------
“네, 끝까지 확인해보겠습…. 허.”
말을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의 휴대전화에 작은 돌이 박혀 날아가 버렸다.
“휘유, 명~중!”
‘들켰군요. 잘 숨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이~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내려오지, 그래?”
돌을 던진 건 기보르였다. 멀리서 숨어있던 그에게 말했다.
“아니면, 내가 간다.~?!”
기보르가 다리에 힘을 주었다. 단숨에 도약해 그가 있는 곳으로 뛰었다. 기보르의 다리에 스파크가 튀면서 그가 숨어있는 벽을 부쉈다.
“넌 뭐야? 저기 있는 녀석들과 아는 녀석인가? 아니면 적인가?”
들떠있는 기보르와는 다르게 그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하…. 난 당신 같은 사람이 싫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이 먼저 앞서는 사람. 그런 사람도 이해해야 한다는 게 그분의 말씀이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군요.”
“어디까지가 나한테 하는 얘기야?”
“그저 푸념입니다. 말 상대 없이 지내다 보니, 안 좋은 습관이 생긴 것 같군요.”
그의 평범했던 신발이 덧씌워지기 시작했다.
[신기 – 헤르메스 ]
“빠르게 제압하겠습니다.”
-----------------------------------------------------------------------------
info.
베르헴
광천을 기준으로 서쪽 지역에 위치했으며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한 중앙집권제 국가.
군사 산업이 극도로 발달되어 있는 강대국이며 바람 드래곤 특유의 신속성을 바탕으로 타지역의 군사 배출, 군사 파견 및 용역 임무가 매우 활발하다.
부대 체계는 1인 체제인 왕실 호위, 5인 내외의 특수부대, 30인 내외의 특공 부대, 인원 제한이 없는 정예 부대가 있다.
info.
가디언 특공부대
베르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 대내외적으로도 선호도가 가장 높은 간판 부대.
연간 평균 20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파견 임무를 완수하고 최고 수준의 성공률을 가지고 있다.
-----------------------------------------------------------------------------
전 정보를 못 넣었네요... 그래도 뒤늦게라도...!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